서울시장 재보궐 전초전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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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재보궐 전초전 시작됐다
  • 뉴경찰신문
  • 승인 2020.12.30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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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후보 10여명 난립…유력 인사들은 말 아껴
지난 2018년 치러진 6·13 지방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된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6월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빌딩 선거사무소에서 당선 세리모니를 하고 있다.

갑자기 불타오르고 있다. 출마러시다. 아직 주목도가 낮은 원외 인사들부터다. 여야 당내 ‘빅3’로 거론되는 인사들은 말을 아끼고 있다. 설혹 뜻을 두고 있더라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식으로 말을 흐린다. 반면 출마 선언을 한 경우는 다르다. “집 걱정부터 덜어드리는 ‘경제시장’이 되겠다”(이혜훈)는 식으로 직설적으로 치고 들어온다.

출마러시에 촉매제는 최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의 거취 의사표명이었다. 11월 23일 아침 라디오방송에 출연한 금 전 의원은 “제가 서울시장이 되고 싶다 안 되고 싶다를 떠나서 그 선거에서 맡을 역할이 있다면 책임을 져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완곡한 어법이지만 출마하겠다는 이야기다. 그는 이 인터뷰에서 “내년 서울시장은 다른 때와 달리 대단히 정치적인 선거”라고도 말했다.

탈당 금태섭 야권연합 서울시장 후보될까

민주당을 탈당했으니 국민의힘으로? 금 전 의원이 정치권으로 들어온 이래 오랫동안 교류해온 인사들은 “우리가 아는 한 금 전 의원이 국민의힘을 선택할 가능성은 0.01%도 없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금 전 의원의 선택은 무소속 출마다. 다만 혼자만의 힘으로 어렵다. 반문연대든 혁신플랫폼이든 당 바깥의 야권연대로 여권후보와 1 대 1 대결을 상정해야 한다.기시감이 드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거울쌍이다.

당시 오세훈 시장은 무상급식 반대를 걸고 진행한 투표에 패하자 사퇴했다. ‘오세훈 사퇴가 불러온 나비효과’로 불리기도 하는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는 한국정치사에서 중요한 터닝포인트였다. 제도권 정치에 뜻이 없던 안철수와 박원순을 불러냈다. 2012년 선거에서 당시 문재인 후보가 근소한 차로 패배했지만, 한국사회 주류교체는 이때를 기점으로 이뤄졌다. 보수 우위 ‘기울어진 운동장’을 진보 야권연대가 돌파해내면서 재정렬(realignment)이 이뤄진 것이다. 주류교체에 저항하던 보수는 결국 2016년 탄핵으로 무너졌다.

그렇다면 2021년 서울시장 재보궐은?

“정당 밥을 오래 먹은 조직들 사이에서 평가는 박영선이 제일 앞서가고, 경쟁상대가 우상호다. 그런데 최근 변화의 조짐이 있다. 맞수 두 사람 사이의 대결로 봤는데 지난 당대표 선거 때 실질적인 2위를 했던 박주민이 점점 치고 올라오는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역임한 신철우 시사평론가의 말이다.

그는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것이 당대표 선거”라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서울시장으로 나가기 전 중요한 관문이 있다. 당내경선을 뚫어야 한다. 경선 룰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어떻게 되든 ‘집계에 잡히지 않는 친문’의 벽을 뚫어야 한다. 기존의 2강, 박영선과 우상호를 바라보는 친문 권리당원의 시각은 미온적이다. 박주민이 출마 선언을 하면 그 파급력은 상당히 클 것이다.” 과연 그럴까.

2011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와 2021 선거

신 평론가의 전망으론 내년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단독으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이길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그런데 ‘국민의힘을 버리고 반(反)여권연대’로 가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 경우도 금태섭 같은 국민의힘 바깥의 후보가 자체경선 끝에 야권 단일후보가 된다는 전제에서다. 만약 자기들끼리 경선을 치러 예를 들어 나경원 전 의원 같은 사람이 야권 단일후보가 된다면 야권으로서는 승산이 없을 것이다.”

2011년 보궐선거에서 많은 사람이 잊고 있는 것이 있다. 당시 민주당은 선거에 출마하지는 않았지만, 자체적인 경선을 통해 뽑은 후보가 있었다. 박영선 현 중기벤처산업부 장관이었다.

당시 한나라당과 1 대 1 대결에서 당선된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는 무소속 시민후보였다(그는 선거 당선 후 민주당에 입당한다). 정당의 관점에서는 후보를 못 낸 치욕의 선거였다.

박영선 장관은 10년 뒤 치러질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의 가장 유력한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정작 당사자는 아직까지 말을 아끼고 있다. 경쟁상대인 우상호 측에서는 “11월 중순까지는 거론되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였는데 하순에 접어들면서 적극적인 자세로 바뀌었다”고 평가한다. 박 장관의 서울시장 출마에는 당 차원의 전략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젠더이슈나 박 장관의 중량감 등을 고려한 당의 건의가 있었다는 것이다.

내년 치러질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여야 정치인들. 왼쪽부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우상호·박주민 민주당 의원, 금태섭 전 의원(무소속)
나경원, 이혜훈 전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김선동 전의원
나경원, 이혜훈 전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김선동 전의원

11월 23일 여의도에서 열린 우분투포럼 출범식에 참석해 특강을 한 박영선 장관은 한국사회의 양극화 해소방안으로 ‘프로토콜 경제’를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최근 한국사회에서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플랫폼 갑질을 넘어서 이해관계자가 참여해 룰을 만들고 공생공정경제를 만들겠다는 비전으로 굉장히 의미 있는 내용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 출마 여부와 관련해서 그는 “이미 나오는 것으로 다 알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다만 최소한 연말 연초 개각 전까지는 장관으로서 ‘코로나19 위기극복 중소상공인 살리기’를 위한 신중한 행보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일찌감치 사실상 서울시장 도전 의사를 밝힌 우 의원 측은 최근 여의도에 선거사무실을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송 출연과 <우상호TV> 등을 통해서 “물이 스며들 듯이 자연스럽게” 준비된 서울시장 후보로 알려나갈 계획이다. 2011년 재보궐선거 이래 당내경선에 계속 도전해왔지만 낮은 인지도는 극복대상이다.

86 핵심 마지막 기여, 시민은 손들어줄까

우 의원은 학생운동 출신 4선 관록 의원이다. 우 의원이 주목을 받는 것은 그가 현 민주당의 주류인 86세대그룹에서 핵심 중의 핵심, 코어(core)그룹에 해당하는 인사라는 점이다.

우상호·이인영·임종석 등 민주당 86세대 의원들의 공통점은 87년 6월 항쟁 전후로 대학총학생회장을 역임한 서대협·전대협 대표를 역임한 인사들이다. 이들은 20대 시절 공개대중조직인 학생회나 학생회연합기구의 장(長)을 맡은 경험이 있는 인사들이다. 같은 86세대로 먼저 광역지자체장을 역임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나 김경수 경남도지사, 원희룡 제주지사와는 미묘하게 결이 다르다.

이들 학생회장 출신 86그룹의 시각에서 보면 참여정부와 문재인 정부 때 386 전성시대가 열렸다고 하지만, 이들 ‘코어그룹’의 전성시대는 아직 오지 않았다. 서울시장이든 대통령이든 그들이 20대에 경험했던 최고의사 결정권자의 자리는 항상 다른 사람의 몫이었다. 지난해 조국 대전 국면 이후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386 기득권 논란은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이슈의 한 축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당 지도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정치권 세대교체를 들고나올 수도 있다. 박주민 의원에게 ‘당심(黨心)’이 실리는 경우다. 우 의원은 ‘386 기득권 논란’을 정면 돌파할 계획이다. 우 의원 측 인사는 이렇게 덧붙였다. “정치권 386만을 놓고 보면 과도 있지만 공도 있다. 이번 재보궐과 2022년 대선을 586의 마지막 선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86이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 우 의원 본인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 정권 재창출을 해내는 것이 정치인으로 감당해야 할 마지막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서울시와 같은 광역단체장 경험이 없는 건 학생회장 출신의 86코어그룹만이 아니다. 여성 광역단체장도 아직 배출한 역사가 없다. “광역단체장이 지금 민선 8기다. 민선 8기까지 왔으니까 17개 광역단체장에 8을 곱하면 100명이 넘는다. 그런데 그 100명 중 여성은 하나도 없다.”

11월 25일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한 이혜훈 국민의힘 전 의원의 말이다.

그는 김무성 의원 등이 주도하는 플랫폼 ‘더좋은세상으로(일명 마포포럼)’에서 11월 19일 출마 선언을 했다. 그는 대선에 출마하지 않는 대신 서울시장에 올인하겠다며 핵심정책으로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를 ‘덮개화’해 공원화하는 대신, 연결되는 강변 재건축을 초고층으로 건축할 수 있도록 해 젊은 부부 전용동을 확보한다는 내용의 ‘허니 스카이’를 집값대책으로, 65세 무임승차 논란을 넘어 19~30세도 무임승차가 가능한 ‘청춘패스’를 교통대책으로 제시했다.

이 전 의원의 집값 복안과 관련, 당장 떠오르는 의문은 초고층 재건축은 동시에 다른 인근 아파트의 조망권을 막는 대책인데, 실현 가능성이 있는 주장인가라는 점이다.

민만기 녹색교통운동 공동대표는 11월 2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 지하철 요금은 운송원가보다 아래로 책정되고 있으며 시가 적자의 일부를 감당하는 상태”라며 “공사통합의 시너지로 경영효율을 높인다던가 요금·구간 조정으로 기존의 65세 이상을 넘어 19~30세 무임승차가 가능하다는 주장은 지하철에 대해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이라면 꺼내놓을 수 없는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이혜훈 전 의원과 함께 국민의힘 측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은 최근 원내대표 시절을 회상하는 책 <나경원의 증언>을 펴냈다. 원래 계획으론 책 출간과 함께 11월 24일 출마 선언을 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3차 확산 등의 이유로 행사는 연기한 걸로 알려졌다.

“이번에는 국민의힘이 가져갈 것으로 본다.” 김장수 제3정치연구소 소장의 말이다.

현재까지 비공식 여론조사에서는 여권의 박영선과 야권의 나경원이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그는 현재 출마 의사가 확정적인 조은희 서초구청장이나 윤희숙 의원 등이 받고 있는 지지율을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론조사에는 추세가 있다. 이번 추미애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집무정지 사태도 실책이지만, 선거가 치러질 내년 4월 시점에는 대다수의 무당층·중도가 문재인 정권으로부터 등을 돌릴 것이다.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해도 결과를 보면 45 대 55의 싸움이다.”

막판 양당 지지층이 결집한 가운데 승부를 결정하는 것은 스윙보터(swing voter) 즉 중도·무당파층의 선택이라는 것이 김 소장의 지론이다. 그는 금 전 의원도 바깥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보다 국민의힘이라는 ‘틀’에 들어오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공식 조사들을 보면 조은희·윤희숙이 9%대의 지지를 받는 데 비해 금태섭은 5~6%대에 머무르고 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둘이 합쳐 20%에 육박하는데 굳이 무소속 후보에게 후보자리를 양보할 이유가 없다.”

역시 그럴까.오세제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서울시장 선거가 박원순 시장 사건이라는 민주당에 부정적 요소로 치러지는 것은 틀림없지만 그렇다고 서울시민이 그래서 ‘이번에는 국민의힘’이라던가 정치공학적으로 여성시장이 맡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는 주택값 전세대란 문제가 가장 큰 쟁점인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주택문제는 이미 변곡점을 넘어선 것으로 최대쟁점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무엇이?

“아무래도 코로나19 위기로 생긴 문제는 피할 수 없을 것 같고, 당면한 경제위기가 되지 않겠냐”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역시 “막판에 가서 무당파층이 어떻게 쏠릴지는 모르지만, 현재의 지지율로 볼 때 국민의힘이 그 대안세력으로 지지를 받지는 못할 것 같다”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 간판이 아닌 다른 세력을 망라한 플랫폼에서 뽑힐 단일후보와 여권후보가 맞서야 “그나마 해볼 만한 게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제3의 인물’ 등장 여지 있나

2011년 선거를 복기할 때 한가지 놓치지 말아야 할 특이점이 있다. 기존 제도정당 밖에서 등장한 제3의 인물이다.오세훈 시장 사퇴 후 처음에 거론되던 유력 주자는 나경원 전 의원과 한명숙 전 총리였다. 그러다 벌어진 돌발변수. 안철수 당시 서울대 교수가 출마를 고민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가상 여론조사 결과 안 교수가 출마할 경우 여야 정치인들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왔다. 당시 안철수는 출마를 선언한 박원순 당시 희망제작소 이사장에게 무소속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양보했다. 박원순 시민후보는 경선에서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눌러 야권 단일후보가 되었다.

2021년 보궐선거에서 거론되는 여야 주자를 압도하는 제3의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은 없을까. 일단 떠오르는 인물은 최근 SNS 등을 통해 ‘코로나 이익환수제’ 등 사회개혁 메시지를 꾸준히 내고 있는 이재웅 전 다음(daum) 창업자다.그러나 기자가 접촉한 대부분의 선거전문가·정치평론가는 내년 지자체 선거에서 제3의 인물 출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2011년과 2012년 ‘안철수 현상’에 대한 학습효과를 이미 전 국민적으로 경험했다는 것이다.

김장수 소장은 “지금 출마가 거론되는 인사들로 한정한다면 금태섭이 그에 해당하는 인물”이라며 “아직까지 금 전 의원의 지지율이 낮은 상태에 머무는 것을 보면 과거 안철수 때와 같은 현상이 재현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 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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