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영혼을 갉아먹는 불법 대출 거래 '대리입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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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영혼을 갉아먹는 불법 대출 거래 '대리입금'
  • 뉴경찰신문
  • 승인 2020.10.13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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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리 보은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 순경

한정판 연예인 굿즈(연예인이 출시하는 기획 상품)를 꼭 사고 싶어 10만원이 당장 필요한 고등학생 A양은 우연히 SNS에서 ‘물품 구매 대금을 대신 입금해줄테니, 3일 뒤 수고비 1만원을 더한 11만원을 상환하라’는 광고글을 보고 자신의 신분증 사진, 연락처, 부모님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광고업자에게 전송해 자신의 신분을 증명한 뒤 굿즈를 살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마땅한 수입원이 없는 A양은 3일 후 돈을 갚지 못하게 되고, 시간마다 추가되는 지각비(연체료)와 불어나는 이자로 인해 10만원을 빌린 한 달 후, 갚아야 할 금액은 300만원에 달하게 된다. 또한, 사전에 제공한 부모님 연락처를 활용해, 부모님께 알리기 전에 돈을 갚으라는 협박을 끊임없이 받아, 극심한 스트레스와 공포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이처럼 청소년들에게 대리입금(줄임말로 ‘댈입’) 피해사례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돈이 필요한 학생들이 SNS상에서 돈을 빌려준다는 글을 보고 연락을 하게 되면, 대리입금자가 물품 구매 계좌 번호에 대신 입금을 해주고, 우리 학생들은 대리입금자에게 돈을 갚는 것인데, 돈을 빌려주는 조건으로 이자, 개인정보, 수고비(지각비) 3가지를 요구한다.

이러한 대리입금은 명백한 불법행위다.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대부업’은 누구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지자체에 영업등록을 하여야만 합법적으로 가능하므로 등록 없이 SNS상에서 대리입금을 해준다는 글을 올리고, 반복적으로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행위 자체가 불법이다.

또한 ‘대부업법’, ‘이자제한법’에 의하면 빌린 돈에 대한 이자는 연 24%까지만 받을 수 있도록 법에 명시가 되어 있으나, 대리입금은 일주일에 30% 이상의 높은 이자를 요구한다. 즉, 1년으로 따지면 이자는 총 1000%, 10만원을 빌렸을 때 이자만 100만원을 갚아야 하는 것이다. 더욱더 심각한 문제는, 돈을 갚지 않았을 때, 학생·가족들의 개인정보를 유출하겠다고 협박을 하거나, 동의 없이 인터넷에 개인정보를 유포한다든지, 개인정보로 도박사이트에 가입하거나 게임머니를 몰래 충전하는 등 2차 피해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부모님 동의 없이 미성년자가 거래한 대리입금은 민사상 취소가 가능하다. 즉, 맨 처음 빌린 원금만 갚으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대리입금 피해를 당했을 때, 혼자 고민할 것이 아니라 선생님이나 학교전담경찰관에게 꼭 도움을 요청하고 112 혹은 1332(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센터)로 신고가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한편, 불법입금이 불법이라는 이유로 빌린 돈을 갚지 않는다면 이는, 맨 처음 돈을 빌릴 당시에 돈을 갚을 능력이나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되어 사기죄로 처벌받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 청소년들에게 깊은 당부의 말을 전한다. 급히 돈이 필요하더라도 대리입금의 유혹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 대리입금을 통해 돈을 주고 받는 행위 모두 불법 금융거래인 만큼 엄연한 범법행위이며, 범법행위는 기록에 남아 청소년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평생의 꼬리표로 남을 수 있다. 청소년과 부모의 각별한 주의와 관심만이 대리입금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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