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日, 백색국가 재검토 의사 먼저 전달…지소미아 연장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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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日, 백색국가 재검토 의사 먼저 전달…지소미아 연장 이유"
  • 뉴경찰신문
  • 승인 2019.11.2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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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먼저 제안' 日 보도와 차이…"정부 기준으로만 답변"
"현금 주고 어음 받았다? 동의 못해…오히려 반대라고 생각"
12월 한일 정상회담 진전 가능성 관련 "확정적 얘기 못해"
"징용 판결 문제 해결, 피해자 상처 치유에 최선 변함없어"

청와대는 23일 일본 측으로부터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우대국 명단) 복원 재검토 의향이 전달돼 왔기 때문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조건부로 연장한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소미아 종료의 조건부 연장 합의 배경에 대한 질문에 "일본 정부가 수출관리 정책 대화를 열어서 (한국의) 수출관리 운영실태의 신뢰성 확인을 통해 재검토될 수 있도록 한다는 입장을 외교 경로를 통해서 전달해왔다"며 "그래서 지소미아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시키겠다는 결론을 논의 끝에 내리게 된 것"이라고 답했다. 

전날 청와대는 추후 우리 정부 의지에 따라 언제든지 지소미아의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다는 '조건부 연장'안을 일본 정부와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일본은 한국을 배제했었던 '화이트 리스트'에 복원을 하는 것을 전제로 양국간 '수출관리 정책 대화'에 임하기로 했다. 

그동안 정부는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일본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지소미아 종료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일본이 먼저 화이트 리스트 복원 의사가 있다는 뜻을 외교 채널을 통해 밝혀오는 등 태도 변화를 보였기 때문에 지소미아의 '조건부 연장안'에 합의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다만 일본이 자국의 입장을 우리 정부에 전달했던 정확한 시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한국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를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먼저 일본에 전달했고,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복원을 위한 정책 대화를 수용했다는 요미우리 보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명확하게 밝힌 것을 기준으로 답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이다 요이치 일본 경제산업성 무역관리부장이 22일 도쿄에서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유예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이다 부장은 수출 규제를 시작한 반도체 소재 3종에 대해 "개별 심사로 수출을 허가하는 방침은 불변"이라며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포함 여부도 한국과 협의 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이다 요이치 일본 경제산업성 무역관리부장이 22일 도쿄에서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유예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이다 부장은 수출 규제를 시작한 반도체 소재 3종에 대해 "개별 심사로 수출을 허가하는 방침은 불변"이라며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포함 여부도 한국과 협의 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합의가 이뤄진 배경

한일 양측의 주장이 엇갈려

요미우리 보도 내용이 맞다면 한국이 먼저 WTO 제소 중단 의사를 전달했고, 일본은 상응조치로 화이트리스트 복원을 위한 정책 대화에 나서겠다고 화답하면서 합의의 물꼬가 트인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화이트리스트 복원을 위한 수출관리 정책 대화의 진전 상황에 따라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조건부로 연장하겠다고 했고, 일본이 규제 중인 3가지 품목을 규제 이전 상태로 복원하는 방안을 재검토 하겠다며 타결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우리 정부가 불리한 조건으로 일본과 합의를 했다는 이른바 '현금 주고 어음받았다'는 국내 언론의 지적에 대해서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우리로서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철회한 게 아니다. 계속해서 상황들이 대화를 통해서 해결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재가동 될 수 있고, WTO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일본 측에서 이번 협의 등을 통해 (한국과) 대화를 해서 화이트 리스트와 3가지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재검토 하겠다는 의향을 보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 요청에도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 해결을 위한 외교적 대화에 나서지 않았던 일본을 움직인 것만으로도 우리가 거둔 나름의 성과라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또 12월 한일 정상회담 추진과 관련해 "정해진 것이 없다. 어제부로 일본이 문제를 해결하자고 적극적인 의향을 보여왔기 때문에 일단은 거기에 집중을 해야할 것"이라며 "진행 상황을 계속 보면서 그 다음 스텝들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이 문제 삼고 있는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 진전 가능성에 대해 이 관계자는 "일본과 이야기할지 등 어떤 것도 확정적으로 이야기할 수 없다"면서 "다만 피해자분들의 상처 치유를 위해서 필요한 노력을 다해나가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여전히 똑같다"고 했다.

한국과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를 논의하기 위한 대화에 나서는 대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조건부 유예하며 파국을 피했다. 하지만 정작 한일 갈등을 촉발했던 강제징용 해법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에서 여전히 갈등의 뇌관이 남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청와대는 22일 지소미아 종료를 불과 6시간 앞두고, '언제든지 한일 군사비밀보호협정의 효력을 종료시킬 수 있다는 전제 하에 2019년 8월23일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한일 간 수출관리 정책 대화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동안 일본 측의 3대 품목의 수출 규제에 따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절차를 정지키로 했다.

같은 시간 일본도 과장급 준비 회의를 거쳐 국장급 대화를 통해 양국의 수출관리를 확인하고, 한일 간 건전한 수출 실적의 축적 및 한국 측의 적정한 수출관리 운용을 위해 (규제대상 품목과 관련한) 재검토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초 갈등의 도화선이 된 일제의 강제 징용 피해자에 대한 보상 문제는 전날 발표에서 제외됐다. 그 동안 일본은 수출 규제와 지소미아는 별개 문제이며, 징용 판결의 국제법 위반 상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가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정작 핵심은 손대지 못한 셈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2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발표 관련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한국이 전략적 관점에서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의 조건부 연기 발표는 만료를 불과 6시간 남기고 결정됐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2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발표 관련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한국이 전략적 관점에서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의 조건부 연기 발표는 만료를 불과 6시간 남기고 결정됐다.

당장 한일은 발표 직후 징용 문제를 놓고 온도차를 드러냈다. 정부 당국자는 "강제징용이 안 풀리면 수출 규제를 풀 수 없다는 연계 전략을 깼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모테기 도시마쓰 일본 외무상은 "현재 최대 과제와 근본적인 것은 강제징용 문제"라며 "한국에 하루라도 빨리 국제법 위반 상태를 시정해줄 것을 계속해서 강하게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한일이 수출 규제를 철회하고 지소미아 종료 통보를 철회하는 큰 틀의 합의가 아니라, 일본이 수출 규제를 포함해 방향성 있는 논의를 시작하는 동시에 한국은 지소미아 종료를 유예하면서 작은 균형을 맞춘 데 따른 결과다. 결국 징용 문제를 풀지 않고서는 한일간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각수 전 주일대사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과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지소미아는 연쇄 반응으로 생긴 3종 세트"라며 "일종의 동결 조치를 취한 것으로 문제의 원인이었던 강제 동원 문제에 대해 한일 간에 외교적 해결이 이뤄질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일본 기업에 대한 자산 현금화라는 또다른 시한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일은 물밑에서 강제징용 해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좀처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개인의 청구권이 소멸된 만큼 일본 기업이 배상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사법부 판결을 존중하고, 피해자 권리를 실현시킬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13일 오후 전남 목포시 중앙동 근대역사2관 옆 소공원에서 열린 '전남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노동자상' 제막식에서 징용 피해자 박정규(95) 옹이 노동자상에 꽃목걸이를 걸어주고 있다.
▲13일 오후 전남 목포시 중앙동 근대역사2관 옆 소공원에서 열린 '전남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노동자상' 제막식에서 징용 피해자 박정규(95) 옹이 노동자상에 꽃목걸이를 걸어주고 있다.

지난 6월 정부는 일본에 양국 기업이 자발적으로 기금을 마련해 피해자에게 지급하는 '1+1안'을 제시했지만 일본이 즉각 거절했다. 일본 기업이 위자료를 내는 것은 한국 대법원 판결을 수용하는 방안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후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 5일 일본을 방문해 양국 기업이 조성하는 기금에 국민성금을 더하는 '1+1+국민성금'을 공식 제안했다. 여기에는 양국의 민간 성금 형식을 더하고, 현재 남아있는 '화해와 치유 재단'의 잔액 60억원도 포함된다. 문 의장의 제안 당시 일본 언론은 실현을 위한 장애물이 높다며 현실 가능성이 없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지난 20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문 의장의 제안에 "확실히 일한 간 약속을 지킨다면 진행해도 좋다"고 말하며 기류 변화 조짐을 드러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문 의장의 제안이 강제 징용 해법을 푸는 열쇠가 될 지 주목하고 있다. 다만 국내 일부 시민단체가 문 의장 제안에 반발하는 등 피해자들의 동의도 넘어야할 산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문 의장의 제안에 대한 여러 가지 의견이 많고, 앞으로 공청회를 진행하는 등 입법 작업을 한다고 하니 시일을 지켜봐야 한다"며 "징용 문제도 여전히 해법이 보이는 상황은 아니다. 여전히 어렵다"고 말했다.

▲강경화 장관이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 23일 오후(현지시각) G20(주요 20개국)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일본 나고야 관광호텔에서 양자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강경화 장관이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 23일 오후(현지시각) G20(주요 20개국)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일본 나고야 관광호텔에서 양자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문제는 또다시 시한이 닥쳐온다는 점이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한국인 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인정하고, 각 1억원씩 총 4억원의 위자료와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인정했다. 이후 피해자들은 지난 5월부터 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주식·특허권 등 자산을 압류하고, 법원에 배상액 상당을 매각하는 현금화를 신청했다. 현금화 작업은 빠르면 내년 자산 평가 작업을 거쳐 봄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빠르면 내년 봄 자산 평가 후 매각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 전에 해법을 도출하지 않으면 한일 관계는 최악의 상태로 간다"며 "문회상 국회의장의 제안을 청와대가 인지하고 있고 한일간 대화의 밀도와 빈도, 수준, 위상 등은 올라간 상태로 가장 좋은 것은 한일 정상회에서 해법을 도출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양 교수는 "강제징용 문제는 원고단과 피해자가 있고 오랜 갈등이 있다"면서 "향후 정상회담, 고위급 협상 등을 통해서 한일간 해법을 도출하고, 복합적이고 고차 방정식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3일 오후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가 열리는 일본 나고야 칸코호텔에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은 양자회담을 갖고, 12월 한일 정상회담이 가능토록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 최악의 상황을 피한 한일 관계에 물꼬가 트이며 강제징용 등 첨예한 현안을 풀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 장관은 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해 서로 간에 이견은 있지만 당국간 논의해 온 것을 짚어보고, 앞으로 계속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회담에 대해 "진지한 분위기로 진행됐다"며 "과거사, 수출규제, 안보 문제 3가지 안건을 놓고 얘기했고, 지역 정세와 한반도 정세에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고 전했다. 

또 "강제징용 배상 문제 관련 시간을 조금 벌었으니, 양쪽이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정말 선의를 갖고 대화를 계속해나가야 한다는 데 이해를 더욱 했다"고 설명했다.

송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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